'이대녀' 李 대통령 선택 이유 '계엄·통합'…이대남 외면 이유는?
[이대남녀]② 女 "보수 후보 당선되면 사회 분열…尹 탄핵으로 시작된 선거"
男 "이재명, 재판 중인 혐의 중대…여성 친화 공약에 남녀 지지율 차이"
- 김종훈 기자, 김민수 기자,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김민수 유수연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20대 표심은 성별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남성은 70%가 넘는 표를 보수 후보에 몰아준 반면 여성의 과반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 대통령을 뽑은 20대 여성은 비상계엄에 대한 반감과 사회통합을 이유로 꼽았으며 20대 남성은 반대로 이 대통령의 여성 친화 공약과 사법리스크에 대한 반감이 표심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0대 이하 남성의 예상 득표율이 24%를 기록했다. 이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예상 득표율 37.2%,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36.9%보다 각각 10%포인트(p) 이상 낮았다.
반면 20대 이하 여성은 58.1%가 이 대통령을 택했다. 다음은 김문수 후보(25.3%), 이준석 후보(10.3%) 순이었다.
다른 세대와 비교하면 20대 남녀의 선택 차이는 더 두드러졌다. 이 대통령은 40~60대에서 남녀를 가릴 것 없이 높은 예상 득표율을 나타냈다. 40대에서 남성 72.8%, 여성 72.6%가 이 대통령을 선택했다. 50대에서도 이 대통령을 선택한 남성은 71.5%, 여성 68.1%로 높게 나타났다.
20대 연령대에서 유독 표심이 엇갈린 이유는 남녀가 서로 다른 가치에 더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대 여성은 계엄과 탄핵 이후 치러지는 대선이라는 점과 사회통합 적임자 등의 이유로 이 대통령을 선택한 반면, 20대 남성은 이 대통령의 여성 친화적인 공약과 사법 리스크 등으로 인한 반감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을 선택한 20대 여성들은 뉴스1에 "보수 후보들은 선거 기간 내내 남성 유권자만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1번에 투표했다는 직장인 강 모 씨(26·여)는 "보수쪽 후보가 당선되면 사회가 통합되기는커녕 분열이 심해질 것 같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직장인 노 모 씨(27·여)는 "이준석 후보는 남초 커뮤니티의 여성 혐오를 그대로 옮겨와 정치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20대 남성) 유권자들도 그런 면에 호응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치러진 선거이기에 정권 교체가 필요해 이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 씨는 "계엄을 일으킨 대통령이 속했던 당의 후보를 뽑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 모 씨(27·여)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뽑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표가 분산돼 김문수 후보 당선 확률이 높아질 것 같았다"며 "다른 후보도 고민했지만 사표를 우려해 이 대통령을 찍었다"고 밝혔다.
보수 후보를 선택한 20대 남성들은 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취업준비생 장 모 씨(25·남)는 "이 대통령은 과거부터 여성 관련 공약을 꾸준히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점이 남녀 지지율 차이를 가져온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대학생 길 모 씨(26·남)는 "재판을 받고 있는 범죄 사실이 중대하다"며 "무엇보다 대선 토론 때 본인의 공약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휴학 중인 대학생 유 모 씨(23·남)도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행적을 봤을 때 대통령의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아직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이 개인적으로 걸렸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후보에 투표한 대학원생 이 모 씨(25·남)는 "공약을 보면 미래 세대에 대해 고민하는 건 이준석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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