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美의 '입국 금지 대상국' 제외에 "'선물'로 생각 안 한다"(종합)
국제문제평론가 명의로 반박…"반색할 이유 없다"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은 10일 최근 미국이 자국 입국 금지 국가를 발표하며 북한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를 넣거나 말거나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은 미국과의 접촉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 명의의 글 '미국 입국 문제는 우리의 관심 사항이 아니다'를 통해 "현 미행정부가 당사자는 전혀 생각지도 바라지도 않는 미국입국을 허용한다고 하여 우리가 이를 그 무슨 '선사품'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면 오산"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이 최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이란 등 12개국 국민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면서 대상국에 북한을 제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북미대화의 문을 열어둔 미국의 유화적인 대북입장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자 이같은 반박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평론가는 이번에 북한이 제외된 것은 "순수 기술적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미국만이 설명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설사 현 미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우리나라를 입국 금지 대상국 명단에 넣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에 흥미를 느끼지 않으며 반색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그 누구의 희망적 관측이나 주관적 해석에 근거하여 미국의 행동을 평가하지 않을 것이며 더하지도 덜지도 않고 현실 그대로 그리고 자기의 자주적 판단에 의거하여 미국을 대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이번 글을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번 조치에 대한 미국의 의도와 관계없이 당장은 미국과의 어떤 접촉에도 나설 의향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미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있었고, 북한이 거부 의사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취임 이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브로맨스'를 상기하며 꾸준히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실제 접촉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이 종전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국과의 별도 접촉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어 보인다. 그보다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파병 반대급부를 극대화하는 등 북러 밀착을 여전히 국가적 중요 정책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국가 안보 및 공공 안전 우려를 이유로 19개국의 미국 입국을 전면 또는 부분 제한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입국 금지국 적용이 예상됐던 북한과 러시아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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